미국 전역이 관광 대개편…올해와 내년 "미국 꼭 가보라"
디즈니 70주년, 루트66 100주년, 건국 250주년 줄줄이
테마파크부터 교통수단·음식·호텔 등 진화 중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디즈니랜드 70주년, 루트66 100주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 그리고 건국 250주년. 올해와 내년, 미국을 여행할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다.
7일 미국관광청에 따르면, 2025~2026년 미국 전역은 대규모 관광 재편에 들어간다. 공항과 호텔은 물론, 테마파크와 기차, 음식까지 '여행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도록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다.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여정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모빌리티 여행'이 미전역에서 확대된다.
올해 5월 문을 연 앨라배마 '걸프쇼스 국제공항'은 백사장 오렌지비치로 직항이 가능해지며 동남부 신흥 여름 휴양지로 주목받는다. 이달엔 LA공항(LAX)은 초대형 메트로 환승센터를 개장하며 공항 접근성을 크게 개선한다.
육상 교통도 다채로워진다. 미 국영철도 암트랙은 '루이지애나앨라배마플로리다'로 이어지는 '마디 그라' 노선을 신설했고 강을 따라 장기 일주하는 '미시시피 리버 크루즈'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50일 초장기 상품을 운항한다.
여행 목적지로서의 미국 음식도 새롭게 조명된다.
미쉐린 가이드는 2025년부터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등 미국 남부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힌다. 지역색을 살린 미식 시장도 활기를 띤다.
위스콘신 매디슨의 '퍼블릭 마켓'과 오리건 포틀랜드에 들어서는 '제임스 비어드 마켓'은 미식 투어 동선의 새로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미국 '최고의 바'로는 뉴올리언스의 '큐어'(Cure)가 선정되며, 미식·주류 기반 도시 탐방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올여름, 피파(FIFA) 클럽월드컵이 미국에서 열린다. 32개 클럽이 12개 도시를 돌며 조별리그를 치르고 이 대회를 시작으로 2026 월드컵까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됐다.
MLB 올스타전(조지아주 코브카운티), 라이더컵 골프(뉴욕주 파밍데일), 2026년에는 슈퍼볼, 월드야구대회(WBC), 피파 월드컵이 잇따라 열려 스포츠 관람 자체가 여행 동선이 되는 구조다.
미국 테마파크 산업의 양대 축인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모두 대대적인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다.
유니버설은 플로리다에 신규 파크 '에픽 유니버스를 열고 슈퍼 마리오·해리포터·드라큘라 등 인기 지식재산권(IP)를 바탕으로 몰입형 체험을 강화한다.
디즈니는 개장 70주년을 맞아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리조트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며 수십억 달러 투자를 예고했다.
전역에서도 '체험의 초격차' 전략이 이어진다. 동남부 피전 포지에는 미국 최장(305m) 집라인이 개장했다. '하트 오브 루트 66 자동차 박물관'은 100주년을 맞아 빈티지 감성의 도로 여행 콘텐츠와 자동차 문화 박물관도 새 단장을 마쳤다.
호텔도 본격적인 세대 교체에 나선다. 대표 사례는 테네시주 내슈빌에 개장을 앞둔 '프린팅 하우스'(The Printing House)다. 과거 인쇄 산업 유산을 기념하며 친환경 인증(LEED)을 받은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현대적이면서도 빈티지한 감성을 담았다.
뉴욕의 상징 '월도프 아스토리아 뉴욕'은 아르데코 양식의 고전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최신식 객실과 레지던스를 갖추고 복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명소 '호텔 델 코로나도' 역시 수년간의 프로젝트 끝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해안 리조트로 거듭났다.
지속가능성 흐름도 뚜렷하다. 시애틀에 들어설 '포풀루스 시애틀'은 미국 내 두 번째 탄소 양성(carbon positive) 호텔로 옛 건물을 재활용해 설계한 도시재생 건축이다.
콜로라도 덴버의 '커티스 호텔'은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과 장난감으로 꾸민 테마형 객실로 주목받는다.
2025년 미국은 '기념의 해'다. 각 지역의 역사와 유산을 기리는 굵직한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여행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테네시 '돌리우드'는 개장 40주년과 함께 자매 시설들의 25주년, 10주년을 기념한 연중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오하이오 쿠야호가 밸리 국립공원은 개원 50주년을 맞아 자연과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축제를 연다.
오리건의 '애슐랜드 스프링스 호텔'과 샌타바버라의 '호텔 캘리포니안', 라바 베즈 국립기념물은 각기 100주년을 기념하며 유산 체험을 강화한다.
세계 첫 모텔이 생긴 샌루이스오비스포는 '모텔 100주년'으로 로드트립 문화를 재조명하고 켄터키 렉싱턴은 도시 창립 250주년을 맞아 말·예술·음식이 어우러진 대규모 축제를 준비 중이다.
2025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웰니스 리조트가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 미드타운에는 '엑스헤일'(Exhale)이 새롭게 문을 열어 통합 헬스 프로그램과 럭셔리 스파를 제공한다.
뉴멕시코의 헤리티지 호텔들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전인적 치유 프로그램인 '더 헤리티지 리트리트'를 개시하며, 명상·에너지 의식 체험을 강화한다.
캘리포니아 라호야의 '라 발렌시아 호텔'은 100주년을 앞두고 해안 전망의 프라이빗 스파 공간을 마련해 깊은 휴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전역에서는 2025년을 기점으로 예술·공연·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몰입형 문화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LA의 게티 빌라 박물관과 프릭 미술관, 포틀랜드 아트뮤지엄이 재개관했고 샌디에이고·마이애미·오하이오주에는 몰입형 전시와 디지털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예술 공간이 들어선다.
특히 LA '더 그랜드'에 개장하는 세계 최초의 AI 예술 박물관 '데이터랜드'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상징한다.
2026년은 미국 건국 250주년과 루트66(66번 국도)100주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 등 대형 행사가 잇따르는 '관광의 해'다.
루트66는 시카고에서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이 상징적인 노선을 따라 한 세기에 걸친 로드트립 문화의 여정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라스베이거스·LA·노스다코타·오하이오 등에서는 복합문화공간과 호텔, 스포츠 인프라가 잇따라 개장하며 여행의 지평을 넓힌다.
'오씨바이브', '밴더펌프 호텔', '루스벨트 도서관' 등은 문화·쇼핑·역사를 결합한 체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프레드 딕슨 미국관광청 CEO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여정을 미국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테마와 콘텐츠가 명확한 이 시기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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